공현님의 블로그에 쓴 글.

노동운동 내부의 나이주의와 엘리트주의에 대한 비판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약력에 교도소 복역을 넣는 것과 엘리트주의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교도소 복역과 같은 투쟁경력은 그분들의 치열한 삶에 대한 훈장이고,상처고,자랑거리입니다. 그런 것마저 '엘리트주의'로 몰아세우면 그분들께 뭐가 남나요? 피억압과 피탄압을 자랑으로 삼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탓해야 할 것이지, 그분들에게 그걸 '자랑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게 아닐까요?
만약 그런 자랑이나 추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시위경력이 적은 활동가에 대한 배제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물론 '엘리트주의'나 '경력주의'(적절한 이름은 아닙니다만)라고 비판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헌법에 나와있는 '법치주의'와 '노동법을 준수하라'는 결코 같은 차원에서 얘기될 수 없는 것입니다. 법은 애초부터 공정하지 않고, 지배층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안다면) 이해하기 편해집니다. 지배층은 '법'을 피지배층의 저항과 반란을 억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노동자구속, 파업을 불법이라고 규정 등등. 하지만 노동법의 경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법이 태생적으로 가지는 지배층에게 유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되어왔습니다. 그래서 근로기준법 책은 전태일 열사의 무기였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법치주의는 지배층의 언어이고 '노동법을 준수하라'는 피지배층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만약 '법을 왜 지켜야 하는가'를 규명하지 못할 바에야 노동자들과 노동운동가들에게 '법치주의를 지켜라'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과연 지배층이 노동자를 탄압하기 위해서 법을 어기는 것과, 노동자들과 노동운동가들의 치열한 투쟁 과정에서 법을 어기는 것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교도소 복역, 죽창사용, 화염병 사용등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시는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전 과감히 말하건대, 교도소갔다오고 죽창을 들고 경찰에게 맞서고 화염병을 던지는 일이, 투표일날 진보정당 후보한테 한표 찍는것보다 훨씬 가치있고 아름답고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죽창사용,화염병투척 등은 몰라도 교도소출입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시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의 교도소에 갇혀있는 수많은 양심수와 구속노동자와 노동운동가들이, 대체 왜 '법치'라는 기준에 재단당해야 하는 것입니까? 지배층의 입맛에 따라 법을 정하고 재판을 하고 집어넣는데, 그 교도소를 갔다왔다고, 그걸 좀 자랑했다고 해서 엘리트주의라고 비난받아야 합니까? 법을 어겨서라도 생존권을 쟁취하겠다는, 숭고한 일을 그렇게 조롱하실 수는 없는 일입니다..
불법투쟁경력이 있는 노동자들을 그런 시각으로 보시는 건요, 마치 맨날 맞고사는 약한 아이가 어느날 힘센 아이에게 대들었는데 '약한 아이도 때렸으니까 똑같다'라고 욕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런 불법이 있고 저런 불법이 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반복하자면 노동운동가들과 노동자들에게, 투쟁경력은 자랑스러울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게 경력주의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좋지 않지요. '역겨웠다'라고 표현하신 그런 부분들에 대해 비판하시는 게 더 좋을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본문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었네요. 나이주의 깨기 활동에 대한 제안글에 이런 댓글을 남겨서 공현님께 죄송합니다. 저도 한 청소년의 입장으로서, 앞으로 수없이 겪을 운동의 현장에서, 운동가들의 네트워크 안에서 나이주의 깨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조곤님께 단 댓글들은, 첫번째와 두번째 댓글에 대한 얘기입니다. 세번째 댓글에는 공감합니다.

윽박지르는 것처럼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솔직히 불법,불법,불법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와 노동운동가를 낙인찍는 시선을 평소에 많이 봐와서인지, 약간 흥분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조곤님이 스스로에게 아플수도 있는 경험까지 얘기하시며 반박에 대답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우선 남기신 첫번째 댓글에 대해서, 법에 대해서 짧게 생각을 해보고자 합니다. 맞습니다. 법에는 '권력의 남용으로 분명 억울한 희생자도 발생하지만 법이 없어서 더 억울한 인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할의 이점'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태일 열사의 예시를 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법의 본질, 그러니까 법이 왜 만들어졌나 하는 성격에 대해서는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오늘 한진중공업에 다녀왔습니다. 수십년간 노조에서 활동을 해온 노동자에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청업체의 비정규직들이 노조를 만들면 대기업들이 아예 그 하청업체를 없애고 노동자들을 취직 못하게 하는 것을 손바닥 뒤집듯 해도, 법으로는 그걸 처벌할 방법이 없드랬습니다. 
그런데, 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채길용 문철상 지부지회장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재판을 받고 징역을 살아야 한댑니다. 이들은 부당하게 해고된 사람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고자 했는데, 그게,크레인 위에 올라가는 행동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하지 않을수 없지 않습니까? 살기 위해서는요? 법을 지키고, 투쟁하지 않고, 순순히 해고당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혁명주의자이건 개혁주의자이건 상관없이, '법은 공평하지 않다'는건 솔직히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애초부터 법이 불평등하다면, 정당한 방법을 행사해도 감옥에 들어갈 수도 있는 나라라면, 때로는 비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자신의 생존권을 지켜야 하는 나라라면, 왜 그 '법'을 지켜야 하는지요..
님과의 생각의 차이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이 세계는, 이 세계의 구조는 공평한가 그렇지 않은가'인것 같습니다. 사실 노동자들의 불법 투쟁들은 단순한 개인적 복수의 차원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억압받는 이유는 이 사회의 구조가 불공평하고 불평등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억압을 당하고만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만약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면, 사장을 죽이거나 그랬겠지요. 하지만 이땅에서 구속되어온 노동자들과 노동운동가들이 해온 것들은 무엇이냐? 업무방해, 공무집행 방해, 집시법 위반..... 이게 대체 사람들에게 얼마나 피해가 간다고, 감옥에 쳐넣고 콩밥을 먹이는 겁니까. 이게 저 지배자들이 해온것과 똑같은 방식은 아니잖아요. 처절하고 눈물나는 저항이죠..
다 안지키는 법따위를 지켜서 손해보느니 차라리 법을 어기고 만다. 단순히 이런 말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투쟁을 해도 '불법'으로 낙인찍히는 현실입니다. 무슨 특별히 불법행위를 일부러 하려고 한게 아니라, 바로 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행동을 했는데도, 불법으로 잡아넣는게 오늘날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영진이 자기들 이윤을 위해, 이익을 위해 막무가내로 정리해고를 해도, 그래서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 십수명이 자살하고 그 아내가 유산을 해도, 그건 '합법'입니다. 근데 거기에 항의해서 계란 좀 던지고 페인트탄 좀 던졌다고 붙잡아서 경찰서로 연행해 가는게 이 땅의 현실입니다. 그 잘못의 크기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데, 사람을 죽이는건 저자들인데, 왜 우리만, 왜 우리가 불법이 되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사실 방금 위에 제가 조잡하게 써놓은 것들이, 바로 어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의 거의 대부분입니다. 이는 제 얇디얇은 종잇장같은 식견을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었고, 생각의 차이를 거세하고 조곤님을 윽박지르고자 함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구속재벌은 없고 구속노동자가 수백명에 이르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서, 그 분노 때문에, 조곤님의 댓글에 반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법의 얘기를 지나쳐서, 노동운동과 엘리트주의에 대해서 짧은 제 느낌을 조잘대보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 공현님이 주장하신, 조곤님이 경험하신 이른바 '엘리트주의' 또는 '경력주의'를 몸소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운동경력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노동운동가들과 뭔가를 함께 해본 적이 없습니다. 집회장에 나가면, 운동가가 아닌 나이 지긋하신 노동자분들이, 제 어깨를 두드려주시고 반말을 하시고, 그런 건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집회장에서 연사로 나오신 분들이 그렇게 경력을 자랑한다고 느낀 적도 별로 없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런 패악들, 역겨움들을 경험하신 조곤님께 제가 감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리고 조곤님의 문제제기에 공감하고 그런 문제의식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조금은 자랑할 수도 있지 않냐, 그런 자랑이 정말 비겁한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 거기에 있어서는 조곤님의 생각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과 체화의 문제이니깐요. 
다만 '많은 경험을 했다는 의미의 엘리트주의'는 '많이 배웠다는 의미의 엘리트주의' 보다는, 약간은, 조금은, 쬐~끔은 이해해 줄 수도 있지 않냐.. 하는게 솔직한 제 생각입니다. 말씀하셨듯이, 귀감이 될만한 행동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자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이 제1차적 문제이기도 하고.. 물론 운동을 통해 그런 폐단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건 당연한 거겠지요. 다만, 이해는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온정주의도 아니라,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구속을 당해야 하는 현실, 그리고 구속경력이 자랑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선차적으로 이해하자는 겁니다. 그런 이해 없이 '경력주의 몰아내자'... 이 구호는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력주의 내세우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반의 구속노동자, 구속노동운동가들에게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에 맞서며 살고 있다" 이 말은 참 귀감이 되네요. '자랑'들은 이해는 할 수 있어도 그것은 결코 숭고한 행위가 아니죠. 지금 여기에 맞선다는건, 참 그 자체만으로 위대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고 싶어요. 염산테러에 관련한 조곤님의 이야기,..에 대해서요. 제 생각입니다만, 그런 것들을 드러내는 것은 '경력주의'가 아니에요. 전혀 듣는 사람에게 역겹지 않고, 자격지심도 아니고 엘리트주의도 아니고 우월감도 아니잖아요. 그걸 드러낸다고 조곤님한테 뭔가 큰 이익이 되는것도 아니잖아요. 스스로의 비밀스런 아픔을 얘기하고 공유하는 것을, 일부 노동운동가들의 '역겨운' 행동 따위와 동일시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공감은 인간의 아름다운 능력입니다. 경력주의 운동가들이 은근슬쩍 요구하는 '존경'과는 아예 그 급이,차원이 다른.. 

주제넘게 잔소리한것처럼 느끼셨다면 죄송해요, 단지 선의의 표현입니다.

아, 공현님 블로그에서 내용과 상관없이 주제를 확장시킨 것 같아, 공현님께도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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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께서 삭제하실까봐, 옮겨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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